메리스 에이프럴 본식 후기

관리자
2025-03-11
조회수 306

결혼식이 끝났다.


할 말이 많아서 일단 웨딩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고 그 다음 메이크업이나 스튜디오 얘기해야지


결혼식은 메리스 에이프럴에서 진행했다.

신논현역에 위치한 스몰웨딩 전문 식장이고 꽃으로 유명하다.

처음 상담받을 때만해도 다른 곳도 염두에 두고있었는데 꽃향기를 맡는 순간 여기로 결정했다.


상담받을 땐 남자 대표님이 봐주셨고 사전 미팅과 본식때는 여자대표님과 소통했다.

남자 대표님이 비지니스맨이라면 여자 대표님은 야성미가 넘치시는 분이다. 카리스마가 있으신데 엄청 도와주려고 하셔서 감사했다. 비오는데 비맞으면서 짐도 차까지 날라주시고... 그러고는 쿨하게 뒤도 돌아보지않고 건물로 들어가셨다.

서비스 차원이었으면 건물 입구에서 손이라도 흔들어주셨을텐데, 쿨하게 건물로 들어가시는 걸 보고 그냥 도와주시고싶으셔서 도와주셨구나 했다.


우리때문에 테이블을 하나 사셨다고했다. 원래 의자만 놓여있던 곳이 있는데 우리가 거기에 테이블 놓고싶다. 감사했다. 의자와 테이블 배치를 바꾸는게 쉬운일처럼 보여도 예식장은 일정한 퀄리티를 보존해야하기때문에 전반적인 구조와 배치를 바꾸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일손도 많이 든다. 그래도 다 맞춰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이 부분을 특히 많이 말씀드리고싶다. 스몰웨딩을 하는 데에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 부부는 진짜 우리만의 결혼식을 하고싶어서 규모를 축소했다. 아무래도 대형 예식장은 우리 요구를 못받아줄 확률이 높으니까.


처음에는 식당 하나빌려서 마이크 기계 대여해서 진행할까 고민했다. 우리가 하려는 결혼식에 대한 선례를 들어본 적도 없고 찾아봐도 후기가 잘 없더라. 그냥 기이한 친구들의 기이한 결혼식이라 그런지... 아무튼 기성 예식장에서 식을 진행할 수는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메리스에서는 다 들어주셨다. 곤란한 척 하시면서 결국은 다 들어주시더라. 츤데레 대표님이셨다. 


메리스는 꽃이 정말정말정말 유명했고 나도 이 예식장을 선택한 이유 중 9할은 꽃이다. 그걸 아시는건지 예식 상담도 꽃 장식되있을 때만 하시는 것 같았다. 일단 식장에 들어가면 꽃향기가 확 난다. 생화향기는 사람을 몽글거리게 하더라. 대표님부터 플로리스트셔서 그런지 꽃 장식이 정말 예쁘다. 리뉴얼도 계속 하시는 것 같다. 하객분들도 이 부분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할머니와 이모들이 모두 꽃을 들고가셨다. 메리스는 식이 끝나면 꽃을 꽃다발로 만들어준다. 

하객으로 오셨던 이모가 나중에 연락을 주셨는데 식장이 참 아늑하고 따뜻해서 지금까지 갔던 결혼식 중에 가장 편안했다고 하셨다. 어르신들께서 몹시 만족하신 걸 보니까 메리스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와주신 하객분들의 만족도가 결혼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데 다들 식장 너무 예쁘고 아기자기하다고 하더라. 스몰웨딩으로 하면 '휑하지않을까?' '없어 보이지않을까?' 걱정하는 경우가많고 우리도 걱정을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사진은 끌림스튜디오의 이지아 작가님이 수고해주셨다. 디렉션을 잘 주셔서 좋았고, 특히 내가 카메라를 보는 순간 뚝딱이가 되기때문에 최대한 은신해서 촬영을 하려고 하셨다. 이분도 좀 츤데레 같으셨다. 은신 촬영하시다가 나랑 카메라랑 눈이 맞으면 바로 뒤돌아서 다른 곳으로 가서 숨으셨다. 카메라와의 숨바꼭질이 긴박했다. 신부와 신랑을 계속 따라다니시면서 적당한 거리감에서 사진을 촬영해주셨다. 일단 엄청 많이 찍어주셔서 감사했다.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긴한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카톡 답변이 좀 느리시다고 느꼈다. 결과적으로 식 진행에 아무 문제없는 일정으로 진행됐기때문에 일정에 맞게 답변을 주신거겠지만 결혼이 처음인(그리고 마지막이어야하는) 우리는 조금 답답했다. 이 부분만 미리 알려주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물론 일처리는 꼼꼼하고 완벽하게 해주셔서 '일정에 맞게 답변 주셨구나.' 싶었다. 


아무튼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다. 일단 하객분들이 넘 좋아하셨다. 


아참 메리스 구석에는 미니사진관이 있다. 거기서 사진을 찍으면 나중에 모아서 보내주신다. 지금 사진을 돌려보고있는데 다들 넘 귀엽고 그 떄의 설렘과 떨림이 기억난다. 이것도 참 좋고 본식 진행할 때 엽서 행잉이벤트도 있는데 이것도 참 재밌었다

역시 관객과의 인터랙션이 많아야 극이 재밌는 것 같다. 이것도 대형결혼식은 절대 못한다... 300명이 엽서를 써서 매달면 조명이 떨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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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스 검색하면 내 글이 상단에 나온다길래... 책임감에 단점도 좀 적는다


  1. ATM 기가 없다

이거 생각보다 크리티컬하다. 당일날 하객분들이 ATM 기 찾으러 뛰어나니는 거 마음아프다... 미리 돈을 뽑아와달라고 하거나 ATM 위치도 알려드리도록 하자.


2. 2층 공간 활용이 아쉽다

1층에 이벤트가 몰려있고, 2층은 뭔가... 뭔가 신부대기실 혼주대기실이어서 하객분들이 안올라간다. 근데 2층에 포토테이블이 있다 ㅠ 포토테이블 이쁘게 꾸몄는데 못보여드렸다... ㅠㅠ


3. 시식이 안된다

식사 시식이 안된다. 이 부분은 믿고 가는수밖에 없다. 끝나고 맛이 어땟는지 여쭤보니까 맛있다는 분도 계시고 그냥 그랬다는 분도 계신걸로 봐서는 평이했던 것 같다.


4. 계단이 있다.

난간이 있기 때문에 잡고 오르시면 되긴하는데 휠체어 타는 분들은 누군가 엎어드려야 한다. 알바를 쓰거나 하객으로 온 친구들에게 부탁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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